아침에 까페에 들러 신문들을 들춰보고 있었는데, 자극적인 제목의 일간스포츠 1면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최근 불거진 이천수 이적 파동에 관련된 기사려니 했다. 그런데, 막상 기사를 읽다보니 이게 과연 신문 기사인가 하는 의아심이 생겼다. 표현을 조금 옮겨 보면,
" ... 이천수의 '막가파'식 행동이 축구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 코칭 스태프에게 배신의 칼을 꽂은 것도 모자라 ..."
기사 첫머리에 등장하는 단어가 '배신의 칼'이다. 신문 기사에 은유적 표현을 사용할 수는 있다. 단, 은유적 표현은 기자의 주관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또, 독자들이 사실로 구성된 아래 기사를 읽고 그 은유적 표현에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기사를 읽으면 공감할 수 있을수 있다. 그런데, 바로 그게 문제다.
기사는 내내 다음과 같은 시점과 문체를 유지한다.
" ... 박감독은 자신의 지시를 어긴 이천수의 행동에 대해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 이천수는 반성의 기색없이 물러서지 않고 감독에게 대들었다."
기자가 소설을 쓰고 있다. 기자가 현장에 있지 않았음에도, 그 누구의 말도 인용하지 않은 채, 자신이 모든 상황과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까지 파악해서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글은 신문 기사라 할 수 없다. 소설이다.
기사의 끝에 이천수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핸드폰이 꺼져있었다는 친절한 설명이 있다. 반면, 스포츠칸에서는 이천수와 인터뷰해 기사를 내보냈다.
여기에서 두 신문에 난 기사를 함께 읽어볼 수 있다.
잘못했으면 잘못한 만큼만 혼내자. 제발, 쫌.
ps. 기자도 기자지만, 저런 기사를 일면에 올리는 편집장은 뭐냐. 그걸 가져다 쓰는 중앙일보는 또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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